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당시 ‘댓글 부대’를 운영하며 인터넷 여론 조성을 시도한 정황이 사실로 밝혀짐에 따라, 주요 포털들의 댓글 관리 시스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지난 6월 네이버가 댓글 시스템에 도입한 ‘접기 요청’기능의 경우, 다수 이익집단이 악용할 소지가 농후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네이버의 댓글 ‘접기 요청’기능의 경우 100명 이하의 이용자가 접기 요청을 신청하면 네이버의 심사를 거쳐 해당 댓글이 접히도록 설계돼 있어, 특정 이익집단의 단체행동에 매우 취약한 구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는 지난 6월 22일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댓글 문화 정책’을 도입하며 댓글 운영 기능에 ‘접기 요청’을 새롭게 적용했다. ‘댓글접기요청’ 기능을 통해 ..
속보전이란 걸 실감한 하루 아직도 생생하다. 7월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 잠정실적 발표날이.기자실에 도착했는데 분위기가 평상시와 달랐다. 아침 시간이라고 느긋하게 휴게실에서 신문을 훑는 사람도 한 명 없었다. 드문드문했던 삼성전자 기자실이 이전과 달리 붐볐고, 그 가운데서도 인사를 나누거나 아는 체 하는 사람들이 하나 없었다. 다들 저마다 자리에 앉아 키보드를 타닥타닥 두드리기에 바빴다. 마치 화라도 난 것처럼 노트북을 쏘아보고 있었다. 8시 30분.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 시간이 닥쳤다. 연신 메일함의 ‘새로고침’ 버튼을 눌렀다. F5를 연타하는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다. 기자실 내부가 온통 마우스로 클릭하는 소리와 노트북 키패드 소리로 가득 찼다. 하지만 아무리 눌러도 감감무소식이었다. 분명 어..
동기사랑 나라사랑 실로 오랜만에 동기들 얼굴을 봤다. 홍보국장님이 다 같이 모여 연극 한 번 보라고 초대장을 주신 덕분이었다. ‘기린의 뿔’이란 연극이었는데, 숙종 제위 당시 서포 김만중과 장희빈 간 갈등과 다툼을 주된 내용으로 다뤘다. 김만중은 유배 생활 중 한글소설 ‘사씨남정기’를 저술해 숙종의 잘못과 왕실 내부 처첩 간 갈등을 만천하에 고했다. 공연이 끝난 뒤 우린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맥주를 앞에 두고 그간 나누지 못한 얘기들과 고민을 풀어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하루 종일 얼굴을 맞대며 지내다시피 한 동기들이었는데, 이번주에는 한 번도 제대로 보질 못했다. 그래서인지 여간 반갑지 않을 수 없었다. 업무 시간에는 그리도 가지 않던 시간이 도대체 왜 술자리에서만 쏜살같이 가버리는지 도통 이유를..
"요금할인 25% 받아가세요. 25% 같은 20%로요!" 휴대폰 매장에 진열된 핸드폰을 둘러보다 기자와 눈이 마주친 모 통신사 영업 사원이 ‘이때다!’ 싶어서 던진 영업 멘트다. 물론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통신요금할인 비율을 기존 20%에서 25%까지 확대할 것이란 발표만 있었지, 아직 확정은 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웬만큼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기본료 폐지에서 후퇴한 뒤 돌고 돌아온 사안인 만큼 이 길밖에 답이 없다는 것을. 하물며 약삭빠르기로 소문난 테크노마트 핸드폰 영업 직원들이 이를 놓칠 리 없다. 그들은 구매 상담을 의뢰한 기자에게 공시지원금을 지원받을지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지에 대해서 가타부타 묻지 않았다. 원래대로라면 원하는 기종, 통신사, 번호이동 여부, 공시지원금 혹은..
KT ‘자동 환급’ 보험업계 사례 본받아야 - KT, 통신요금 상계 처리 고려…타사 고객 불가 - 금감원, 부당하게 오른 보험료 6254명에게 환급 KT가 현재 진행 중인 ‘올레폰안심플랜’ 부가가치세(부가세) 환급과 관련해 통신요금에서 자동 상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나, 시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KT는 지난 4월 말부터 휴대폰 분실 및 파손보험인 ‘올레폰안심플랜’에 부과한 부가세를 환급해주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당상품이 면세에 해당한다는 금융당국의 결정에 따른 조치다. 21일 KT 관계자는 환급금을 통신요금에서 자동 상계하는 방안에 대해서 “여전히 검토 중”이라며 “타사로 번호 이동한 고객이 이미 상당수인데다 부가세 환급이 세금 관련 문제라 별도의 고지서를 발급해야 하는 등의 추가 절차..
대한천일은행, 그 역사의 발자취 속으로 시중은행들의 몸집 줄이기가 본격화됐다. 최근 스마트폰 뱅킹, 비대면 계좌 개설, ICT와 핀테크 등 금융서비스 분야 내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은행들의 점포 수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은행 창구는 물론 영업점까지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 이에 기자는 우리나라 은행의 시초와 역사를 환기하고자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 지하에 있는 은행사발물관을 찾았다. ■ 조선시대 전통금융에서 근·현대 은행의 초석이 놓이기까지 은행역사박물관으로 첫발을 내딛으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조선시대 후기 장터의 모습이다. 농본사회를 근간으로 세워진 조선은 임진왜란 이후 중·후기에 이르러서야 상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전국 곳곳에 장터가 들어서는 등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뤄졌으며..
[현장르포] 아모레퍼시픽, 씨앗이 꽃으로 피기까지 9일 아모레퍼시픽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공병으로 꾸며진 매장 ‘공병공간(空甁空間)’을 오픈했다. 2003년부터 자원 순환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이어져온 ‘공병수거 캠페인’이 하나의 매장으로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자연주의 가치를 앞세우는 이니스프리만의 독자적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한편, 문득 그 가치의 뿌리가 궁금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자연과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같은 날 9일 기자가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아모레피시픽의 역사관 ‘스토리가든’을 찾았다. ■ 자연에서부터 시작된 아모레퍼시픽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아모레퍼시픽만의 4대 자연원료로는 동백씨앗, 녹차씨앗,..
‘유리바닥 전망대’ … 마치 허공을 걷는 기분 “시작하고 하나 둘 셋 하면 바닥을 봐주세요. 하나 둘 셋!” 셋 소리와 함께 땅이 열렸다. 하얗던 바닥이 순식간에 투명해지자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바닥을 바라보고 있던 사람들의 입에서 일제히 “와~”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레고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손가락보다도 작은 사람들과 차들이 분주히 서울이란 도시를 오가고 있었다. 발아래 펼쳐진 아찔한 풍경을 마주하자 비로소 내가 롯데월드타워 118층 478m 높이에 달하는 ‘스카이 데크’에 있단 게 실감났다. 국내 최대 마천루라는 수식어는 과연 과언이 아니었다. 익숙한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묘한 긴장감에 다리가 후들거려 유리바닥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