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현장르포] 아모레퍼시픽, 씨앗이 꽃으로 피기까지

 

 

9일 아모레퍼시픽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가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공병으로 꾸며진 매장 ‘공병공간(空甁空間)’을 오픈했다. 2003년부터 자원 순환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이어져온 ‘공병수거 캠페인’이 하나의 매장으로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자연주의 가치를 앞세우는 이니스프리만의 독자적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한편, 문득 그 가치의 뿌리가 궁금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자연과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같은 날 9일 기자가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아모레피시픽의 역사관 ‘스토리가든’을 찾았다.

 

■ 자연에서부터 시작된 아모레퍼시픽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아모레퍼시픽만의 4대 자연원료로는 동백씨앗, 녹차씨앗, 연꽃씨앗 그리고 백합줄기가 있습니다.

직접 한 번 만져보고 향을 맡아보세요."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은 크게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총 3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다. ‘과거-자연의 씨앗에서 시작되는 아름다운 여정’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출발 스토리를 이야기한다. 목련 씨앗이 하나의 화장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린 아모레퍼시픽 홍보 영상이 끝나자 가려진 천막 뒤로 오래된 부엌이 드러났다. 회사의 모태가 됐던 ‘어머니 부엌’의 모습이다. 부엌 한 켠에 마련된 짚바구니 안에는 동백씨앗, 녹차씨앗, 연꽃씨앗 그리고 말린 백합줄기가 가지런히 전시돼 있었다. 1932년 당시 윤독정 여사는 부엌에서 동백씨앗으로 동백기름을 짜내 여성의 필수품이었던 머릿기름을 만들어 팔았다.

 

고 서성환 선대회장의 자연주의에 대한 집착과 철학 역시 이 작은 부엌에서부터 비롯됐다. 좋은 원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서 배웠던 탓이다. ‘현재-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끊임없는 도전’ 테마에서 최상의 원료를 확보해 최고의 제품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해온 그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4대 자연원료를 차례로 손으로 훑으며 "우리 회사의 모태는 어머니다"라는 서성환 회장의 말을 되뇌었다. 3평 남짓한 좁은 부엌에서부터 최초의 순식물성 머릿기름 ‘ABC포마드’가 탄생했고 현재의 설화수, 라네즈, 마몽드로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새삼 놀라웠다.

 

■ 흩어졌던 사업장을 한 곳에 모은 ‘오산 뷰티사업장’

 

 

오산 뷰티사업장은 경기 수원 스킨케어 사업장과 경북 김천 메이크업 공장 등 뿔뿔이 흩어져있던 물류센터들을 한 데 모아놓은 통합 생산물류기지다. 지난 2009년 4월 첫 삽을 뜨기 시작해 2012년 5월 공사가 완료됐다.

 

△원료 입고 및 검사 △원료 칭량 △포장제 입고 및 검사 △내용물 제조 △충전 △포장 △제품검사△ 출하 등 화장품 생산에 소요되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사업장에서 처리한다. 유틸리티센터, 스킨케어센터, 메이크업센터, TP(Test Product)센터, 지원센터 등 다양한 부대시설로 이뤄진 뷰티사업장은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제품들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고객들에게 신속하게 배송하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아모레퍼시픽 이경민 차장은 "컨베이어 벨트만 해도 총 58개 레일이 가동 중이며 (이곳에서만) 현재 1700여 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생산라인별로 설치된 전광판에서는 작업 현황을 살펴볼 수 있다. 해당 생산제품과 생산량이 즉각 표시돼 시시각각 생산효율 점검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직원들 간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상품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했다. 방문객들은 지정된 장소 내에서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뷰티사업장 내부 현장을 관람할 수 있다. 단, 업무 방해 우려가 있기에 사진 촬영이나 유리창을 손으로 건드리는 행위 등은 일체 제한된다.

 

■ 모태였던 ‘어머니의 부엌’을 넘어 ‘세계의 부엌’으로

 

"오산에 자리잡은 뷰티사업장은 우리가 지향하는 아름다움을 생산할 수 있게끔 첨단으로 구축된 사업장입니다.

이곳을 기점으로 우리는 아시안 뷰티를 세상 곳곳에 퍼뜨릴 수 있는,

이른바 세계의 부엌이 될 준비를 하게 된 것입니다."

 

뷰티산업장 현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길목에는 아모레퍼시픽의 5가지 대표 재료(인삼, 콩, 녹차, 동백, 자음단)를 눈으로 보고 향을 맡을 수 있는 섹션이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의 눈과 코를 즐겁게 해준다. 현재 생산 중인 제품을 미리 발라보고 테스트해볼 기회도 제공한다. ‘미래-세상을 변화시키는 선물, 아름다움’ 테마에서는 관람객 스스로가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가 되어 아시안 뷰티에 대한 사진과 메시지를 제작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미의 여정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아모레피시픽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스토리가든’ 말미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그동안 고객과 환경 그리고 사회를 위해 진행했던 사회적 책임 활동(CSR)을 엿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초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터 인근에서 그린사이클 환경캠페인의 일환으로 대형 공병트리를 제작했다. 뿐만 아니라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여성암 환우들에게 찾아가 전문 카운슬링 및 화장법 강의를 제공함으로써 여성암 환자들의 자신감 및 재활 의지 회복을 돕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활동은 2011년에는 중국, 2014년에는 베트남 등지로까지 확산됐다.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 관람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관람 및 방문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아모레퍼시픽 스토리가든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