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자동차에 대해서 알만큼 아는 사람들은 으레 말한다. 자동차 예열과 후열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물론 맞는 말이다. 엔진 마모의 70%가 시동 후 30초 안에 일어나는 바, 거칠고 급하게 차량을 출발하는 습관을 지녔다면 올바른 엔진 수명을 기대하기 힘들다. 

봄·여름·가을보다 겨울에 유독 차량 예열과 후열이 강조되는 이유는 엔진오일 유동성과 관련 있다. 주변 기온이 낮으면 오일의 유동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럴 경우 오일펌프를 타고 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 예열은 각종 밸브와 실린더 내 온도를 적정 상태로 높이기 위해 실시되기도 하지만, 오일이 엔진각부에 골고루 순환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차원에서 시행되기도 한다. 예열을 충분히 하지 않을 경우, 엔진 내부 실린더·피스톤·크랭크축·캠축·각종 베어링 부분에 마모와 무리가 가게 된다.

시간은 30초 내외가 적당하다. 과거와 달리 최근 출시된 차들은 엔진을 비롯한 차량 내부 부품 성능이 전반적으로 향상돼 1~2분까지 예열을 할 필요가 없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엔진 내구성 향상 △전자제어연료분사방식 채택 △윤활유 발전 등으로 오랜 예열 시간이 불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굳이 시동을 건 이후 엔진 RPM이 떨어질 때까지 오래 기다리고 있을 필요가 없으며, 시동을 걸고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등 잠깐의 시간을 가진 후 바로 출발하는 게 좋다. 이 과정에서 서서히 속도를 높여나가는 방법이 제자리에서 공회전을 통해 예열을 하는 것보다 자동차 엔진 관리에 더 큰 도움이 된다. 

예열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 연료 낭비로 이어질 뿐 아니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013년 교통안전공단은 시동 직후(냉간)와 주행 중(온간) 공회전 1분간 연료소모량을 비교하기 위한 시험을 실시한 바 있다. 그 결과 중형 2000cc급 기준으로 시동 직후 1분 동안에는 59.1cc가 소모된 반면, 주행 중 공회전 상태에서는 16.5cc 연료가 사용됐다. 

배출가스 역시 시동 초기에 가장 많이 배출됐으며, 자동차가 주행하는 동안에는 거의 배출되지 않았다. 출발 전 예열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연비나 대기환경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특히, 최근 환경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시·도별로 공회전 제한구역을 설정해 불필요한 공회전에 대해서 규제를 가하고 있다. 단속 대상차량은 공회전 제한지역에서 통상 5분 이상 주·정차하는 경우로, 1차 경고 이후 5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후열도 예열 못지않게 중요하다. 후열은 자동차 주행이 끝난 후 시동을 끄지 않고 엔진에 열기가 식을 때가지 기다리는 단계로, 오일 고착화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한다.

고속도로 주행 직후는 엔진 내부 열이 굉장히 높은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바로 시동을 꺼버리면 냉각장치 전원도 작동하지 않게 된다. 이 경우, 잔존열에 의해 얼마간 온도가 지속 상승해 오일 연소와 고착화를 유발한다. 이로 인한 침전물은 피스톤 상부 밸브나 접점부위 등에 달라붙어 실린더 압력을 떨어뜨리고 밸브 밀폐력 저하, 부식 등을 유발한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출력과 연비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터빈 내부에 남아 있는 오일이 타거나 고착되지 않게 목적지 도착 전 미리 3분 정도 천천히 서행해주는 게 좋다. 저속 주행이 여의치 않다면 주차 이후 예열과 마찬가지로 30초 내외로 기다려주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당장은 예열과 후열에 시간을 소비하는 게 귀찮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량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면 반드시 습관화해야 하는 운전 방식이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