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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 타카타 에어백 리콜 대수와 이행 대수를 비교한 그래프. 12월 최신화된 현황으로, 보고서에 인용된 자료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사진=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벤츠코리아가 타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차량 3만여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미국에서 벤츠의 타카타 에어백 리콜 이행율이 2% 수준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인디펜던스 모니터(independent monitor)는 ‘타카타 에어백 리콜 현황’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 현재 미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타카타 에어백 리콜 시정률 현황을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지난 2년간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이 자동차 업체 19개사와 함께 협력해 리콜을 진행한 과정과 성과가 수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타카타 에어백 리콜 시정률은 평균 47%(18만 5000대)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리콜이 요구되는 자동차 2대 중 1대가 여전히 이른바 ‘살인 에어백’이라고 이름 붙여진 타카타 에어백을 탑재하고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NHTSA는 각 자동차 제조사에 자발적으로 리콜에 나서서 문제가 되는 차량 내 에어백을 수리 혹은 교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타카타 에어백 리콜 사태에 연루된 19개 자동차 제조사 중 리콜 시행률이 가장 낮은 제조사는 벤츠로, 수리 및 교체 비율이 2% 수준에 불과했다. 이어서 미쓰비시(23%), 마쯔다(28%), BMW(29%), 피아트 크라이슬러(30%) 순이었다.

리콜 시정률이 가장 높은 제조사로는 혼다가 꼽혔다. 혼다의 평균 리콜 시정률은 65%에 육박해 평균을 웃돌았다. 혼다가 이처럼 이례적으로 타사에 비해 높은 리콜 시정률을 기록하게 된 배경으로는 외국에서 타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가 혼다 모델에서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혼다가 더 이상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리콜 이행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해당 내용을 보도하며 벤츠가 "자사 차량 다수가 리콜 우선순위에 포함돼 있지 않았으며, 벤츠 자동차에서 타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가 발생한 이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리콜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벤츠 차량 모델만 두고 별도로 집계할 시, 리콜 시정률이 32%로 올라가지만 타카타 에어백이 장착된 전 차종을 대상으로 하면 리콜 시정률은 2%대로 낮아진다. NHTSA는 사고 발생 가능성이 유력한 차량 모델을 별도로 분류해 리콜 우선순위 그룹에 포함·관리하고 있다. 

 

보고서는 ▲소셜 미디어 채널 운영 ▲스페인어로 리콜 안내문 번역 ▲결함 에어백 탑재 차량 점검을 위한 방문 서비스 등 리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들의 방법론을 거론하며, 리콜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몇몇 업체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대처 방법을 마련하도록 촉구했다. 보고서를 발간한 인디펜던스 모니터는 지난 2015년 NHTSA에서 신설한 팀으로, 교통안전국과 자동차 제조사 간 협력을 통해 타카타 에어백의 신속한 리콜 이행을 약속한 ‘조직적 치료 프로그램(coordinated remedy program)’을 감독·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미국에서 벤츠가 타카타 에어백 관련해 리콜하고 있는 차량 모델. (사진=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현재 벤츠코리아는 타카타 에어백을 장착한 자동차 리콜 건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상의 중이다. 이달 중 리콜 계획서를 제출하고 국토부로부터 확정을 받는 대로, 자발적 리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차량 대수는 국토부에서 집계한 1만 8000여대보다 많은 3만 2000여대를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벤츠 차량에서 타카타 에어백 관련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국토부의 요구에 협조하기 위해서다. 자세한 리콜 이행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국내 자동차 리콜 시정률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2014년 92.1%에 달했던 수치가 2015년 82.3%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72.3%로 낮아졌다. 수입차 리콜 시정율은 70%보다 낮아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리콜 시정률은 국산차가 74.1%, 수입차는 69.2%였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리콜을 발표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 이를 원활히 이행하는지 감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 당시, 환경부가 리콜이행율을 85%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요구한 게 국내에서 본받을 만한 사례"라고 조언했다. 당시 폭스바겐은 높은 리콜이행율과 더불어 이례적으로 픽업·배달서비스, 교통비 제공, 콜센터 운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

 

자료 출처 : https://www.nhtsa.gov/recall-spotlight/takata-air-ba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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