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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사 간 임금혐상 연내 타결을 위한 시간이 3일 남짓 남았다. 늦어도 22일까지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야 연내 타결이 가능하다. 그래야만 차주부터 잠정합의안을 공고하고 그에 따른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19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21~22일, 이번 주 목요일과 금요일을 디데이(D-day)로 설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교섭은 매일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 해결책을 찾았다고 단언하기에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교섭 성과를 보면, 기본급 인상에서 노조가 한발 물러서면서 어느 정도 접점을 찾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노동조합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본급 인상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측이 일관되게 제시한 2만 3000원 정액 인상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는 호봉승급분에 따른 인상으로, 사실상 동결에 가깝다.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9만 6712원, 올해 월 기본급 15만 4883원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사측과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해왔다.


교섭에서 주로 거론되는 쟁점은 성과급과 상여금 월할지급 여부 두 가지다. 사측은 앞서 제시한 3차 제시안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성과급은 약점임금의 230%, 올해 성과급은 논의 후 확정을 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해 성과급의 경우 300%로, 올해는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계열사 지급 수준에 맞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 성과급 비율은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지난해 양사는 각각 311%, 304%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었다.


상여금 월할지급 관련 문제에서도 입장차가 여전하다. 회사는 내년부터 인상될 최저임금에 대비하기 위해 상여금을 월마다 분할해 지급하는 방식을 노조에 제시한 상황이다.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현행 임금체계를 지속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경우, 현대중공업 일부 근로자는 최저임금법 미만으로 기본급이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사측은 연간 상여금 800%(연 600%, 나머지 200%는 명절과 연말에 지급) 중 두 달에 한 번씩 지급되는 상여금 100%를 매달 50%로 나눠 지급하는 방안을 해결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의 이 같은 행보를 낮은 기본급에서 비롯된 문제를 상여금 분할을 통해 해결하려는 ‘꼼수’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 미달에 저촉된다는 건 그만큼 기본급이 낮다는 것의 방증인데, 이 부분을 해소하려 하지 않고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타개하려는 행위는 고식지계(故息之計)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상여금 800% 중 300%를 월할로 일정하게 지급할 경우, 회사는 최저임금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미 기존에 주던 것을 다른 형식으로 옮겨 주는 ‘꼼수’로 이를 해결하려 하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내후년이 지나면 또 다시 같은 문제를 두고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근본적인 문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밖에 격려금 부분은 입장차가 크지 않아 연내 타결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이미 지난해 격려금의 경우, 약정임금 100%와 150만 원을 지급하는 데 합의가 된 상황이다. 다만, 올해 격려금에서 사측이 약정임금 100%와 100만 원 지급을 고수하고 있어서 노조가 제시한 안과 50만 원가량 차이를 빚고 있다. 약정임금이란 성과급과 상여금과는 별도로 책정되는 급여로, 기분급에 주요 수당을 더하는 방식으로 책정된다.


노동조합 관계자는 "회사에서 고통분담 얘기를 계속 하는 중이다. 노조가 일정 부분 신호를 주면 임단협 합의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면서도 "기본급 동결에다 뭔가를 더 요구하고 있는데, 조합 입장에서는 양보를 할 만큼 했는데 뭘 더 하란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오늘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노동조합 앞 민주광장에서 연내 타결을 위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박근태 현대중공업 지부장을 비롯한 교섭 팀장이 참여해 조합원들에게 연내 교섭 타결 의지를 재차 밝히고, 전체 교섭 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전개할 예정이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과 사측 교섭위원은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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