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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다소 부정적인 이슈로 몸살을 앓았던 조선·해운·철강업계. 조선은 지난 2014~2016년 수주 절벽의 여파가 현실화된 한 해였으며, 해운은 한진해운의 몰락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엿보였던 한 해였다. 철강은 견조한 성장세를 달성하면서도 미국발() 수입규제 압박으로 맘 졸여야 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조선·해운·철강업계에서 일어난 ‘10대 뉴스를 꼽아봤다.

 

 

국내 최대 국적선사, 한진해운의 몰락

올해 국내 최대 국적선사로서 68년간 명맥을 이어온 한진해운이 파산하고 말았다. 국내 1, 북미항로 5, 세계 7위에 빛나는 한국 해운산업의 상징이 지난 2 17일 파산 선고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후 사태 원인을 두고 주먹구구식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자구책 마련에도 미온적이었던 경영진과 금융 논리를 앞세우며 지원에 나서지 않았던 정부와 금융채권단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이미 지나버린 일이 됐다. 다른 나라에 압류중지명령(스테이 오더)를 제때 신청하지 않아 물류대란을 야기, 선박이 오도 가도 못한 상황을 초래한 건 업계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사건이다.

 

 

 

한국해운연합(KSP) 출범"과잉경쟁 막자"

해운시장 불황으로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운 가운데 지난 8 14개 국적 컨테이너선사 사장단이 한국해운연합(KSP) 출범식을 열었다. 시황이 어두운 와중에 과잉 경쟁까지 벌어진다면 공멸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상선, SM상선을 비롯해 고려해운, 남성해운, 동영해운 등 다수 해운사가 참여했다. 모든 정기 커테이너 선사가 참여하는 협의체 결성은 한국해운 역사상 처음이다. 이들은 현재 회원사 간 항로를 합리적으로 통합하거나 선복 교환 확대를 꾀하는 방식으로 비용구조 개선과 사업 채산성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운산업 재건 주춧돌 될 것"SM상선 출범

SM상선이 출범한 지 어느덧 1년이 됐다. 지난해 12 15일 한진해운의 자산을 인수하고 한국 해운산업의 부활을 외치며 출범한 SM상선. 출범 4개월 만에 미주 노선 취항을 성공시켜 회사의 시스템과 인력 우수성을 입증했다. 회사가 매입한 선박은 총 21척으로, 한진해운 파산과 동시에 해외에 헐값으로 유출될 뻔한 선박을 지켜냈다는 평가다. 내년에는 미 서안 북부와 동부에 노선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과 공동운항도 논의 중이다. 양대 국적선사가 해운산업 재건의 주춧돌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철강사 구조조정...국내로 반사이익

올 한해 부동산 호황과 더불어 철강사 호재를 견인한 건 중국 철강사들의 구조조정 바람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5000t 철강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6500t 설비를 폐쇄한 데 이어, 올해 폐쇄목표로 5000t을 제시한 상황. 덕분에 중국발() 철강공급 과잉 사태가 한풀 꺾여 국내 철강업계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노렸다. 그동안 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가격 인상이 힘들었지만, 중국 내 철강업체 구조조정이 전반적인 감산을 야기해 과잉공급 사태를 한풀 누그러뜨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중국의 구조조정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정부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양보다 질에 집중, 철강산업 내 고부가 제품 양성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철강 3’, 제품 브랜드화로

올해 11월 현대제철이 내진용 철강재 브랜드 에이치코어(H CORE)‘를 론칭하면서 국내 철강사 3‘가 모두 개별 제품 브랜드를 운용하게 됐다. 에이치코어에는 현대제철(H)‘이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들어 나가는 중심(CORE)이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8월 초고장력강판 브랜드 기가스틸을 출시했다. 기가스틸이란 양쪽에서 잡아당겼을 때 버티는 힘을 뜻하는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GPa) 이상이란 뜻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2011년 건설용 컬러강판에 럭스틸’, 2013년 가전제품용 컬러강판에 앱스틸이란 브랜드를 각각 명명한 바 있다. 기업 간(B2B) 거래에서도 회사 자체 이름보다는 제품이 더 중요해지는 현실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끝나지 않은 수입 규제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한 철강재.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대대적인 수입규제에 나서면서 철강업계의 시름이 깊어졌다. 현재 미국은 통상법 개정, 행정명령, 무역구제 관련 상무부 직권조사 등을 활용해 보호무역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1월 세계무역기구(WTO)가 철강제품을 둔 한미 간 분쟁에서 우리 측이 일부 승소를 거두기도 했으나, 이를 계기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제동이 걸릴지에 대해선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미국이 실시하겠다고 밝힌 철강 수입의 안보영향 조사(무역확장법 232)’가 내년에 발동될 가능성이 높은 바, 추가적인 반덤핑·상계관세 직권 조사, 수출자율규제, 수량제한(관세할당) 등에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조선 3’, 나란히 순환 휴직 

올해 일감 절벽 여파로 국내 3대 조선사 모두 순환 휴직에 돌입했다. 지난 2014~2016년간 극심한 수주 가뭄에 시달린 여파가 현실화된 탓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사업부문 인력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순환휴직과 휴업을 실시한다. 사측에서 파악한 유휴 인력 규모는 5000여명에 달한다.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도 일감부족 해소와 고용 유지를 위해 노사 간 생산직 유급휴직 시행에 합의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11월부로 480명이 휴직에 돌입, 유휴 인력을 대상으로 7주간 용접·기계·전기·기관설치 등 직무역량 교육을 실시한다. 대우조선은 올해 초부터 근로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급여 10% 반납과 순환 무급 휴직을 실시하는 중이다. 600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들에게도 급여 10% 반납과 특근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삼성, 내년 적자실적까지 미리 발표

올해 말 삼성중공업이 올해 암울했던 실적을 공시하면서 내년도 적자까지 미리 발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단행했다. 올해 4900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내년 2400억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사측은 전망했다. 적자 요인으로는 인력효율화 등 구조조정·비용감축 목표달성 실패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매출원가 증가 수주한 일부 공사에서 예상되는 손실 충당금 강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증가 등이 지목됐다. 아울러 1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소식도 함께 전했다. 목적은 금융경색 등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도 한 차례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고재호  대우조선 사장, 9 확정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해 금융권으로부터 약 21조 원의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고재호(62)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에게 징역 9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12 24 "고 전 사장이 분식회계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사회 의결인 재무팀장 보고 과정에서 자금조달 관련 금융거래를 승인, 지시했다고 보여 이를 유죄로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2심은 고 전 사장이 재직 당시 받은 성과급을 회사에 반납했고, 분식회계를 통해 얻은 이익도 전부 대우조선해양에 귀속됐다며 1심보다 1년 감형된 9년형을 선고한 바 있다. 고 전 사장은 2012년부터 2014년 회계연도에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순자산 기준 5 7000억 원, 영업이익 기준 2 7829억여 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중소 조선사·철강사, 구조조정 가시권으로

생사기로에 놓인 중소 조선사와 철강사들의 운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산업은행은 지난 7월부터 STX조선해양의 독자생존과 성동조선과의 합병 등 구조조정 방안을 두고 실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최근 나온 잠정 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게 책정됐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주관으로 두 조선사 대상 외부 컨설팅도 계획된 상태다. 금융뿐만 아니라 산업적 측면도 함께 고려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동부제철의 경우, 지난달 당진 열연공장(전기로) 매각 협상이 결렬된 후 구조조정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기로 재매각을 추진하거나 다른 자산 매각 등의 방안이 다각도로 검토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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