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선택약정 25%에 '12개월 계약'이 최적의 조건…테크노마트 가보니

 

[현장르포] 선택약정 25%에 '12개월 계약'이 최적의 조건…테크노마트 가보니

 

"사실, 12개월 계약 시 본사에서 떨어지는 판촉비가 적어서 24개월을 권해드리는 겁니다"

선택약정 기간을 두고 한참을 기자와 승강이를 벌이던 이통사 영업 사원이 마지못해 내뱉은 말입니다. 사실상 소비자가 받는 이동통신요금 할인 혜택은 기간에 상관없이 같습니다. 다만, 12개월로 계약 시 본사로부터 판매자에게 지원되는 판매·계약 수당이 적어, 이통사 대리점들은 소비자에게 한사코 24개월을 권하고 있었습니다.

 

선택약정 25% 시행이 본격화돼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 게 ‘대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하지만 12개월이란 최적의 계약 기간이 일반화되는 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는 형편입니다.

 

15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선택약정 25% 할인이 본격 시행됐습니다. 정부는 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거쳐 2년 5개월 만에 이통사 요금제 선택약정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조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통 3사가 법적 소송을 검토하는 등 논란이 많았지만, 어쨌든 잘 매듭지어 진 것 같습니다.

 

요금할인 25%가 본격 시행된 이날, 기자가 직접 현장 분위기를 취재하기 위해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들렀습니다. 10시에 갔더니 아직 오픈 전이더군요. 태연한 척 행동했지만, 무척 당황했습니다.

 

11시 개장부터 오후 3시까지 10여 곳의 이동통신 매장을 둘러본 결과, 모든 곳에서 이날부터 시행되는 요금할인 25% 제도를 선택하길 권했습니다. 공시지원금 할인 혜택을 추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죠.

 

 

소비자는 핸드폰을 구매하기에 앞서 공시지원금 혜택을 받을 것인지, 선택약정요금 할인을 받을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공시지원금이란 단말기 값 일부를 통신사와 제조사가 지원해주는 일종의 보조금이며, 선택약정요금 할인은 선택한 요금제에서 매달 할인을 해주는 제도입니다. 즉, 단말기를 싸게 구매할 것인지, 아니면 계약 기간 동안 요금을 저렴하게 낼 것인지를 정해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이른바 ‘무제한 요금제’로 불리는 SK텔레콤 69요금제를 선택하면 이용자들은 매달 요금제 가격의 25%인 1만 6000원가량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6만원대 요금제 기준 갤럭시 S8의 공시지원금이 22만원, 아이폰7이 7만원입니다. 한 영업 사원은 태블릿 PC에 제시된 가격 정보를 가리키며 "1만 6000원을 24개월 할인받으면 약 40만원을 절약하는 셈이다. 왜 현재 선택약정 25%를 받는 게 유리한지, 딱 보면 수치로 나온다"고 친절히 설명해주더군요.

 

다만, 계약 기간에 대해서는 매장마다 입장차가 있었다. 대개 24개월 계약을 권했고, 12개월을 제안하자 꺼림칙한지 난색을 표하는 곳도 더러 있었다. 어느 쪽이든 일단 당황했습니다. 예상치 않은 질문을 받은 표정이더군요. 

 

분명, 소비자 혜택만을 두고 봤을 때는 12개월 계약이 유리한 조건입니다. 요금할인 금액에 있어서 차이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위약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죠. 조건은 이통 3사마다 상이하지만, 잔여개월 6개월 기준 위약금은 통상 2만원 정도 차이가 나더군요. 계약 연장은 1년 이후 재갱신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매장에서는 거래 관례, 소비자 혜택, 부가서비스 면제 등을 이유로 24개월을 권하고 있었습니다. 소비자에게는 1년 계약이 이득인 걸 알면서도 말이죠. 본사로부터 받는 판촉비가 다르단 점을 고객에게 알린 곳은 1~2곳에 불과했습니다. 한 영업 직원은 낮은 목소리로 "12개월 계약 시, 리베이트 해줄 수 있는 금액이 적어진다"며 현혹하기도 했습니다.

 

기자 신분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멘트였죠. 하지만 휴대폰 구매를 염두에 두고 갔던 소비자였다면, 흔들릴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리베이트란 통신사 이동 시 매장에서 구매자에게 별도로 지급하는 불법 판매장려금을 말합니다.

 

과거 ‘대세’였던 공시지원금은 24개월이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뜨고 있는 요금할인 제도는 12개월, 24개월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더이상 ‘거래 관행’을 빌미로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