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구역’이 아니라 ‘흡연구역’이 답이다. "혐연권은 흡연권보다 상위의 기본권이다. 흡연은 비흡연자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기를 오염시키는 만큼 공공복리 차원에서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2004년 흡연자의 권리를 되찾자는 취지로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이 판결한 결정문 내용의 일부이다. 이 사건은 정부의 흡연 규제 정책에 박차를 가했고 머지않아 카페, PC방, 음식점 등 대부분의 실내 공간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과정에서 흡연자는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는데, 근래 들어선 금연거리까지 조성되기 시작해 흡연자가 설 곳이 더욱 마땅치 않아졌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한국에서 흡연자가 영영 쫓겨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미국, 일본, 호주 등 선진국들은 한국의 일방적인 흡연 규제 정책과는 다른..
얽히고설킨 삶과 그늘 문예중앙에서 출판한 이영광의 시집 『그늘과 사귀다』 표지에는 명암明暗이 공존한다. 모서리는 밝은 흰색, 중앙은 어두운 흑색 그리고 그 사이, 명암이 교차하는 부분에는 갈색의 공간이 펼쳐진다. 뚜렷한 명암도 아닌 애매한 그 감색의 영역에 한 사내가 서있다. 어두운 그늘을 끼고 말이다. 시를 읽는 내내 나는 유독 이 사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시를 읽으려 책을 펴거나 덮을 때에도 시선은 한사코 몇 초간 이 사내에게 머물렀다. 『그늘과 사귀다』란 시집 이름 그대로 그늘과 사귀고 있는 사람 혹은 단순하게 사내를 그려놓은 간단한 그림인데, 보면 볼수록 그렇게 단순치 않아 보였다. 그림자가 없는 건지 아니면 짙은 그늘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그 사람은 명암..
근정전 勤政殿 어도 御道 자, 이제 조선시대 왕이 나랏일을 처리하곤 했던 근정전에 왔습니다.경복궁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인 정전 正殿 이라고 하는 곳입니다.근정전 勤政殿 부지런할 근, 정사 정, 대궐 전부지런히 나랏일을 하는 대궐이란 뜻! 그런데 왜?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정전으로 향하는 길이 세 가지로 나뉘어져 있을까요? 중간은 어도 御道, 어로 御路 라고 불리며, 왕만이 오갈 수 있는 길입니다.조금 낮게 설계된 양 옆길은 신하들이 오가는 길이었으며, 주변에 비해 야간 높은 중앙의 길은오로지 왕만 통행이 가능했습니다. 실수로 밟기라도 했다간 불경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었다고... ㄷㄷ; 품계석 品階石 품계석은 문무백관, 즉 관직에 속하는 모든 학자를 벼슬의 차등에 따라 돌로 구분해놓은 표시석입니다...
ㅋㅋ... 죄송합니다.. ;; 레몬시장 Lemon Market 레몬시장을 흔히 '불량품만 가득한 시장'이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레몬에서 오는 이미지 때문인데요. 다들 '레몬'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 레몬은 과실류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특유의 신맛 덕분에 요리 부재료로 주로 활용되죠. 일반 과일처럼 생으로, 레몬만을 먹기는 다소 부담스럽습니다. 이런 이유로 과일이라고 부르기 좀 애매한 구석이 있죠. 한국 특유의 정서로 따지면 '빛 좋은 개살구' 정도가 될 겁니다. "과일이지만 ~ 과일이라고 하긴 애매한 레몬 ~ " 과일이라고 믿고 구매하면, 도리어 낭패를 보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미국에서는 '레몬시장'이 '불량품 시장'이란 속어로 불리기도 합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 ..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 우선 뜻풀이입니다.마이크로브 Microbe(미생물) + 바이옴 Biome(생물군계) = 마이크로바이옴 Microbiome즉, '미생물 생태계'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유전정보를 지니고 있는 것은 물론, 각종 신진대사 및 소화 능력, 질병 관리 체계, 면역력 등 인체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일명 세컨드 게놈 Second genome 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게놈 Genome 은 인간 자체의 유전 정보를 지닌 유전자 집합체를 일컫습니다. 과거 인류는 흔히 미생물하면, 으레 몸에 해로운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중세 유럽에서 흑사병을 일으켰던 게 페스트균, 즉 세균이었기 때문이죠.실제로 미생물 대부분은 세균으로 이뤄져 있습니다.하지만 의학 관련 부문의 발전이 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등 한국의 고궁에서 볼 수 있는특징 중 하나인 금천교 임금이 거주하는 공간인 정전과 궁궐 대문 사이에 흐르는 강을금천 禁川 이라고 하고, 그곳을 지나는 다리를 금천교 禁川橋 라고 합니다.* 경복궁은 영제교, 창경궁은 옥천교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 그런데, "왜 이런 물줄기를 흐르게 했고,다리를 놓았을까요? 단지 멋있어 보이려고?" 풍수지리 배산임수를 지키기 위함 첫 번째 설은 배산임수를 지키기 위해서 물줄기를 인위적으로 냈다는 것.배산임수란 한자어를 풀이하면, 등 배 背 뫼 산 山 내려다볼 임 臨 물 水 다시 말해 "산을 등지고 물을 내려다 본다."란 뜻이 됩니다. 이미 경복궁 앞을 지나는 청계천이 있지만, 그럼에도 풍수지리를 중요시 했던 당대의 시대적 분위기를 무시할 순 없겠죠..
말장난이 생각나 어쩔 수 없이 치긴 했지만..정말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무고한 사람들이 무슨 죄라고... ㅠㅠ 사린가스 Sarin gas 사린가스는 액체 및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물질로, 중추신경계에 막대한 손상을 가하기 때문에 위험 독성 물질로 분류됩니다.당연히 국제사회 화학무기금지조약(CWC)에 따라 사용이 금지돼 있죠.하지만 이번 시리아 내전에서 사용되는 바람에,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고통을 받아야 했습니다. * CWC : Chemical Weapons Convention얼마 전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Venomous Agent X) 역시 사용 금지 독성물질 중 하나입니다.굳이 사린가스와 VX 독성 물질을 비교하자면, VX가 더 위험한 물질로 분류돼 있다고 하네요. 노출될 시..
타고르도 자유로울 수 없었던 카스트 제도란 족쇄 타고르의 글은 양면성을 지니고 있기에 매력적이다. 앞서 일본과 서양의 내셔널리즘에 대해 논한 대목에서도 그는 쉽게 한쪽 측면에 쏠린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장단점을 두루 살피며 서술했다. 균형 있는 시각은 제 3부 에서도 이어졌는데, 특히 이 장에서는 인도 특유의 계급체계인 카스트 제도와 맞물려 전개됐다. 하지만 그의 이와 같은 접근이 카스트 제도를 다룰 때에도 과연 효과적이었는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 인도란 나라 그리고 국가란 개념에 적용할 때에는 그 깊이가 굉장했지만, 카스트 제도를 논한 부분에서는 아귀가 맞지 않는 문맥을 억지로 이어나가다 자가당착에 빠졌단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이는 흡사 인도네시아나 미얀마 등지에서 원주민들이 원숭이 잡는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