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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5일. 난 크리스마스 선물로 '자로'라 하는 네티즌 수사대의 영상 "세월x"를 기다리고 있었다. 프리뷰 영상에서 그가 보았다는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거니와, 언론사 신분이 아닌 한 네티즌이 전하고자는 얘기란 점에 더 관심이 갔다.
예상보다 늦어진 업로드로 27일에서야 장장 8시간에 달하는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볼 수 있었다.
끝까지 다 보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정확히 얘기하고자 하는 게 어떤 것인지는 알았다. 잘 다듬어진 문장으로 전하기도 힘들 다방면에서의 분석과 근거를, 그는 영상이라는 형식을 빌어 꽤나 수준있게 전달했다. 재생을 누르고 뭔가에 빨려 들어가기라도 한 듯, 3시간 가량 벙쪄서 넋 놓고 보고 있기만 했던 내 자신이었다.
외부 충돌.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잠수함에 의한 충돌일 가능성. 그리고 제대로 된 특조위 구성.
이 영상을 계기로 뭔가 큰 변화를 꾀하는 건 무리겠지만 작은 여파라도 미쳐 올바른 사실에, 진실에 좀 더 다가갈 수 있었어면 한다. 비록 그의 주장이 번복되거나 사실이 아님으로 밝혀지더라도, 그 또한 우리가 진실에 더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일 테니까. "이 다큐가 대립이 아닌 발전적인 토론의 계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란 대목처럼.
영상 말미, 그는 내가 영상을 보는 내내 궁금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적었다. 기자도, 국회의원도, 누구도 아닌 한 네티즌 누리꾼이 이런 영상을 만들게 된 계기. 그건 진실에 대한 병적인 추구도,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확신도 아니었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에 대한 공감, 이었다.
자식을 잃은 부모를 표현하는 단어는 영어에도, 한국어에도 없단 말. 세월호 사건 이후 꽤나 오래 사람들의 입을 통해 회자되곤 했었다. 과부, 홀아비, 고아 라는 말은 있어도 '그 말'은 없다. 감히 그 슬픔의 깊이를 가늠조차 할 수 없기에, 혹은 이런저런 이유로 입에 담기조차 꺼렸던 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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