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하나 갖는 것조차 사치였던 때가 있었다.집 밖에 딸린 화장실 가기가 무서워 이부자리에 지도를 그리곤 했던 시절. 넌 초등학교에서 글을 읽고 배우는 학생이었지만, 정작 집안 사정에 대해서는 까막눈이었다. 왜 네 가족이 멀쩡한 집을 두고 할머니네 쪽방으로 기어들어왔는지, 가족 셋이 누우면 발 디딜 틈 없이 꼭 맞는 공간에서 지내야 했는지 너는 알지 못했다. 그저 동이 트기도 전, “다녀오세요.”란 말 드릴 새도 없이 일찍이 일터로 나간 어머니의 빈자리를 보며 ‘그새 출근하셨구나.’ 정도만 가늠할 뿐이었다. 그래도 어린 게 본능은 있었는지, 넌 꾸준히도 네 공간을 찾아다녔고 또 원했다. 허나 탁주집 한켠에 딸린 좁은 방에서 온전히 너만의 공간을 찾는 건, 출근길 지옥철 그 속을 비집고 들어가 네 공간..
My article/Article ( Kor )
2017. 2. 4. 2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