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남았으니 마지막으로 답안 제대로 적었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시험 감독관의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새 잠 들었는지 눈을 떴는데도 몽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내 팔과 상체를 온 몸으로 지탱했을 책상 위에는 시험지가 펼쳐져 있었다. 시험 치는 도중에 잠을 자다니…. 그래도 오랜만이었다, 이런 기분. 조금만 움직여도 바닥을 긁어 소름 끼치는 마찰음을 만들어 내는 철쇠 의자도 내가 졸 때만큼은 조용했나 보다. 2교시 논술, 작문 시험을 앞두고 교실을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여전히 붕 뜬 기분이었다. 뒤에 펼쳐져 있는 사물함 어딘가에 마치 내 이름이 새겨져있을 것 같았다. 10분 뒤 수업 시간이 가까워오면 어디선가 “선생님 오신다!”란 소리가 들릴 법 하기도 했다. 올해로 스물여섯이 됐지만, 변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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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7.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