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란 옷을 입혀 감상한 「월광한」 월광한(月光恨). 풀어쓰자면 ‘달빛에 깃든 한’ 정도가 될 것이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뜨겁고 화려한 태양을 일컬어 양기(陽氣)의 상징이라 여겼고 서늘하고 은은한 달의 기운을 음기(陰氣)의 상징으로 보았다. 자연히 태양은 남성성이 깃든 자연물로, 달은 여성성을 내포한 자연물로 분류됐다. 이러한 추측을 기반으로 소설의 제목을 다시금 풀어쓰자면 ‘달빛을 닮은 여성에 깃든 한’ 정도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접근이 비약이 아닌 이유는 해당 소설 곳곳에서 제주도 아녀자들의 시름과 한을 나타내는 소재들과 서술이 여럿 등장하고 있기도 하거니와, 앞서 다룬 작품 중에서도 달을 제목으로 내건 일본 소설 한 편을 읽은 바 있기 때문이다. 사키야마 다미의 「달은, 아니다」란 작품이 그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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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24.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