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삶과 그늘 문예중앙에서 출판한 이영광의 시집 『그늘과 사귀다』 표지에는 명암明暗이 공존한다. 모서리는 밝은 흰색, 중앙은 어두운 흑색 그리고 그 사이, 명암이 교차하는 부분에는 갈색의 공간이 펼쳐진다. 뚜렷한 명암도 아닌 애매한 그 감색의 영역에 한 사내가 서있다. 어두운 그늘을 끼고 말이다. 시를 읽는 내내 나는 유독 이 사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시를 읽으려 책을 펴거나 덮을 때에도 시선은 한사코 몇 초간 이 사내에게 머물렀다. 『그늘과 사귀다』란 시집 이름 그대로 그늘과 사귀고 있는 사람 혹은 단순하게 사내를 그려놓은 간단한 그림인데, 보면 볼수록 그렇게 단순치 않아 보였다. 그림자가 없는 건지 아니면 짙은 그늘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그 사람은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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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30. 2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