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력이 적게 느껴져 도리어 그들에게 미안해질 때 한식 시험장이었다. 과제는 생선전. 동태 한 마리가 수험자들에게 배부됐다. 시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기 무섭게, 전(全)테이블에서 일사불란한 손놀림이 시작됐다. 나 역시 동태를 씻어 적당한 크기로 손질했다. 적당량의 밀가루, 풀어둔 달걀도 알맞은 크기의 접시에 담았다. 풀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올려둔 생선전이 프라이팬 위에서 익어갔다. 노릇노릇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그리고 그때 옆 아주머니의 손이 테이블 간 경계를 넘어 내가 풀어둔 계란물로 향했다. 마주친 눈은 이마에 패인 주름만큼이나 많고 자잘한 잔주름을 지니고 있었다. 아주머니와 할머니, 그 사이 어디쯤 돼 보이는 분은 애처로운 눈으로 내 눈길을 받았다. 그 눈은 분명 부탁을 구하는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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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31.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