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고 싱그러운 날을 등지고" 취업 공부로 토요일을 모두 허비해버린 날 저녁. 메일 한 통이 왔다.퍼플프렌즈그룹, 이라고 하는 회사에서 보내온 편지. 대략 2주 전, 입사지원서를 냈던 기억이 떠올랐다.마우스 포인터를 옮기고 클릭할 때까지, 그 짧은 순간 나도 모르게 설렜다. 하지만 이내 "불합격"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고기대를 품고 가볍게 통, 하고 뛰어오른 가슴은 툭, 하고 모질게 떨어졌다. '에휴.. 인생..' 여느 불합격 통보 메일과 다를 바 없어 보여서 창을 닫으려 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긴 본문 내용이 시선을 잡아끌었다.서서히 읽어 내려가는데 조금 재밌었다. 특히 "이력서 한 줄을 위해 졸음을 참아가며 준비해온 노력들을 알고 있습니다."란 부분에서부터는묘한 웃음기가 입가에 머금어졌다. 다음 문..
2016년. 대학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라고 한다.강물이 분노하면 군주의 배라도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의 의미를 지닌다.11월 말부터 일기 시작했던 광화문의 촛불을 빗댄 사자성어가 아닐까, 싶다.추산하기로 200만 명 이상이 모였다는 광화문 촛불집회. 확실히 이전과는 달랐다. 지하철 역에서부터 촛불 든 사람들의 행렬로 발디딜 틈이 없었을 정도였으니. 늦은 시간까지 광화문 일대를 분주히 오가던 사람들.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부모님들. 목청 터져라 깃발 들고 행진을 이어나간 여러 단체들. "춥다.", "춥다." 하면서도 굳이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꽤나 감동이었다. 여기까지가 2016 대학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에 대한 감상평이었다면, 이제부턴 내가 뽑은 2016년 사자성어에 대해 얘기해보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