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려는 자 혹은 밝히려는 자 취재하기 위해 전화를 돌린다. 수화기 너머 누군가가 전화를 받는다.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신문에 송진우 기자라고 합니다.”라고 운을 뗀다. 전화한 이유를 간단히 밝힌다. 수신자는 가만히 송신자의 문의 사항을 듣는다. 말을 끝마친 뒤, 잠깐의 정적. 수화기 너머 누군가가 둘 중 하나로 변하는 시간이다. 숨기려는 자 혹은 밝히려는 자로. 지금부터 딱 10일 뒤, 수습 딱지를 뗀다. 기자 인생으로 치자면 아직 걸음마도 떼지 않은 단계지만, 이제 전화를 걸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상대방이 반가워할 것인지 꺼림칙해하며 답변을 얼버무릴 것인지. 가령 신제품 출시나 사업 매각 건에 대해서 물으면 홍보팀에서는 이미 방어하는 자세를 취한 채 답변을 내놓는다. “사내 업무 기밀유지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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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9. 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