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한 초등학교에 잠시 볼 일이 있어 오랜만에 옛 동네를 찾았던 적이 있었다. 몇 년이나 흘렀을까. 한 때는 꽤나 익숙한 상가와 거리들이 가득했던 곳이었는데, 이젠 옛 모습 찾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이 변해있었다. 그 중 가장 날 놀라게 했던 건 옛날에 살던 집. 좁다란 골목에 가로등 하나 우두커니 섰던 게 고작이었던 그 곳. 이웃집 벽면에 벗겨진 페인트칠 자국을 따라 걷다보면 금세 마주하게 되는 첫 번째 집. 케케묵은 시멘트와 달리 쇠 문 하나만큼은 새 것처럼 빛이 났었는데, 그런 집이 이제는 차가 쌩쌩, 하며 지나는 도로 앞까지 당도해 있었다. 이웃집 안방 벽과 화장실 창, 현관문 따위의 것들로 일궜던 그 시절 골목길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온데간데없어져 버렸다. 재개발과 도로 확장이란 명목 하에 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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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30. 22:44